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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골프장 오너가족 5, 6, 7월 홀인원 릴레이 1주일 뒤엔 평창 낭보가…” [문화일보-스포츠]
201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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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스포츠] 나의 골프 이야기 게재 일자 : 2011년 08월 05일(金) 
 
“강원도 골프장 오너가족 5, 6, 7월 홀인원 릴레이 1주일 뒤엔 평창 낭보가…”
김재봉 진흥레저개발 회장
 
 


 
▲  김재봉 회장이 파인리즈골프장 레이크 9번홀(파5)에서 페어웨이우드샷을 날리고 있다. 속초 =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강원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을 때인 지난 6월을 전후해 강원지역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경영진과 직계 가족들에게서 1주일 간격으로 잇따라 홀인원이 터져 나왔다.

김재봉(63) 진흥레저개발㈜ 회장은 지난 6월7일 자신이 운영하는 강원 속초시 파인리즈 골프장 레이크(27홀) 4번홀(파3·120m)에서 9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홀인원을 했다.

김 회장은 주 1회씩 실시하는 회사 간부들과의 ‘코스 점검’을 위해 코스에 나갔다가 이같은 행운을 얻은 것. ‘골프장 오너’의 홀인원 소식은 30분도 채 안 돼 전국으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6번홀을 지나면서부터 그는 라운드 도중에 서울부터 제주까지 지인들로부터 걸려온 10여통의 축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경기과를 비롯한 직원들이 다른 골프장과 지인들에게 행운의 소식을 전파한 것. 김 회장은 “이런 맛에 골프에 빠지는가 보다”라며 스스로 겸연쩍게 웃었다고 한다.

얼마 후 강원지역 모임에 나갔던 김 회장은 골프장 사장들로부터 홀인원 축하 인사와 함께 1주일 전인 5월30일 강원 횡성군 동원썬밸리골프장에서도 이 골프장 사장 부인이 홀인원을 기록한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었다. 이날 동원썬밸리 사장이 부인의 홀인원을 기념해 공을 참석자들에게 돌렸는데 이 공을 받은 남춘천골프장 사장 부인이 7월1일 이 기념볼로 홀인원을 다시 작성한 것이다. 이를 두고 강원지역 골프장 대표자들은 정기 모임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한 좋은 징조가 될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그로부터 1주일도 안 돼 지난 7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골프장을 개장 3년 만에 신흥 명문 골프장 반열에 올린 김 회장은 사실 ‘골프 문외한’이었다. 강원 평창 태생인 그는 평창 지역에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농장을 운영해 왔다. 사슴도 키우고, 조림업도 해왔다. 주변에서 골프를 배우라는 권유로 연습장에 몇 차례 나간 적은 있지만 딱히 골프가 마음속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울창한 ‘소나무 조림 단지’를 발견했다. 그곳은 골프장 예정 부지였지만 소나무 욕심 때문에 썩 내키지 않는 골프장을 짓게 된 것이다. 골프장도 짓고, 나무를 캐서 팔았다. 성격이 급한 그는 10개월 만에 골프장을 뚝딱 만들었다. 국내 골프장 건설 사상 최단기간 공사기록이다. 비결을 묻자 그는 “전문지식이 없었기에 가능했다”며 의외의 답을 했다. “모르니까 덤빌 수 있었다”는 그는 골프장이나 건설, 토목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공사기간 내내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지식은 없었지만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대충할 수 없었고, 열심히 했다.

2008년 골프장을 개장시킨 그는 골프장 경영자로서 ‘골프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개장 후 1년 안에 싱글스코어(79타 이내)를 치지 못하면 “골프장을 갈아엎겠다”고 직원들 앞에서 폭탄 선언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이유는 막상 골프장을 운영해 보니 매출 규모에 비해 세금이 비합리적으로 너무 많았다. 그는 “진짜로 골프장을 갈아엎고 옥수수나 콩을 심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대단위 농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골프를 열심히 배웠지만 스코어만큼은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늘 90대 스코어였다. 2009년 10월8일 경남 창원의 용원골프장에서 열린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정기 모임에서 그는 마침내 79타를 쳤다. 전반 9홀에 4오버파를 친 그는 감이 좋다는 느낌을 받자 인 코스에 들어가기 전 일행들 몰래 우황청심원을 삼켰다.

그러나 그는 긴장한 탓에 10번홀 들어서자마자 보기를 범하자 자신도 모르게 ‘에이, 그러면 그렇지!’하며 자조 섞인 한탄을 내뱉었다. 마음을 비운 덕택일까. 마지막 18번홀에서 파를 기록하며 대망의 70대 스코어를 기록하며 ‘싱글 패’를 받았다. 행여 골프장을 갈아엎고 농장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불안해 하던 직원들은 한숨을 돌렸다.

그가 운영하는 파인리즈 골프장은 독특함으로 자랑거리가 많은 편이다. 골프는 몰라도 ‘농사를 알기에’ 넓디넓은 페어웨이에 모래 대신 맥반석 모래(4만t)를 깔았다. 맥반석은 모래값에 비하면 4배 이상 비쌌지만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잔디 생육이 좋고, 배수가 탁월해 페어웨이 관리 비용이 오히려 크게 줄어 경제적이었다. 바람이 많은 탓에 비중이 무거운 차돌을 갈아 만든 하얀 모래를 벙커에 넣어 모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또 자신처럼 기량이 부족한 골퍼를 위해 ‘코스에서도 레슨을 받을 수 없을까’궁리하던 끝에 ‘프로 캐디’제를 처음 도입했다. 프로자격증을 가진 캐디만 40명이 넘고 이들은 월 80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려 캐디들의 이직(移職) 걱정도 덜었다.

뒤늦게 골프의 참맛을 알게 된 김 회장은 “골프장을 갈아엎고 농장으로 만들었으면 후회했을 뻔했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골프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속초=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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